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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명소, 제품 리뷰

찌그러진 캐리어 '크래쉬배기지'와 함께한 방콕여행

 

오늘은 아주아주 예쁜 내 캐리어를 자랑하려고 한다. 브랜드 이름은 '크래쉬배기지'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선 꽤 인기있는 캐리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다 시피 구깃구깃 찌그러져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너 캐리어 왜그래..?" 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지만,원래 찌그러진 디자인이 맞다. 아래는 크래쉬배기지 사이트의 소개문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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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는 여행을 다니며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 먼 곳으로 이동할 때는 항상 끌고 다니는 물건이기에 흠집이나 이리저리 눌린 자국은 숙명이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프라비아(Prancesco Pravia)는 이러한 관찰에서 영감을 얻어 특별한 캐리어를 만들었다. 이제 걱정하지 말자. 바로 ‘찌그러진 모습 그대로’ 들고 다니는 캐리어다.

 

처음에는 소개문구를 읽고 좀 당황스러웠다. 아니 누가 흠집나는 게 싫어서 흠집난 걸 사나? 근데 그게 바로 내가 됐다. 마침 방콕여행을 위한 캐리어가 하나 필요했는데 처음 본 후로 보면 볼수록 예뻐보이고 눈에 아른거리는 것이다. 캐리어는 짐을 찾을때 다른 캐리어들과 헷갈리기 때문에 흔한 디자인이면 안되는데, 아직까진 흔하지 않은 것 같고, 찌그러진 디자인도 볼수록 독특하고 옐로우 컬러의 색감도 예뻤다. 게다가 내구성도 튼튼하다는 후기가 많아서 고민끝에 구입을 결정했다.

그리고 대망의 출국날 아침 타이에어아시아를 타려고 F카운터로 향했다. 그런데 당황스러웠던 타이에어아시아. 웹체크인을 미리한 줄이 훨씬 더 길어서 충격적이었다. 원래 에어아시아는 웹체크인 완료한 사람들과 그냥 온 사람들 줄을 구분에서 세운다. 웹체크인을 해야 빠르다는 정보를 듣고 미리미리 했는데 예상외로 웹체크인 한사람이 더 많은데다가 카운터는 훨씬 적게 열어서 더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직원들도 당황해서 웹체크인 완료한거 맞냐고 한 명씩 체크하고 다녔다. 분명 체크인한 인원수는 미리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을텐데 창구를 미리 많이 열었음 좋았을 걸 싶었다. 한편 저가항공사니 어쩔수 없이 그만큼 감수해야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한참 기다려서 체크인하고 외투 맡기고 하니까 시간이 예상보다 촉박해서 다급해진 엄마는 내 새로산 캐리어를 겁나 끌고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이와중에 내 캐리어 너무 부드럽게 잘굴러가서 기분이 좋고요.

앉아서 한숨돌리는데 휴 너무 예쁘다. 무광에 스트라이프에 노란색 캐리어. 유광도 있고 스트라이프 줄이 안 들어간 것도 있고, 색깔도 다양하다. 빨간색 캐리어와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노란색이 너무 예뻐서 잘 선택했지 싶다. 디자이너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드립니다. 노란색이 딱 예쁜 진노란색이라 색감이 적절하다. 택도 이뻐서 일단 그냥 달아놨다. 

잠시 숨 돌리며 밥도 먹고 시간을 보냈다. 면세구역 식당은 역시 비싸고 맛도 없는 편이다.

혹시나 똑같은거 가진사람있을까봐 파란색 스카프를 매줬다. 여행내내 같은 캐리어 가진 사람은 못봤다. 너무 신난 나머지 다들 내 캐리어만 쳐다보는 것 같다고 뿌듯해하면서 다녔으나 엄마는 아무도 안본다고 착각이라고 했다. 

그리고 도착한 방콕. 생각보다 흠집없이 도착해서 다행이다. 커버를 씌운게 아니어서 흠집이 아예없진 않은데, 작은 스크래치 말고는 괜찮은 편이었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럭에서도 잘 굴러다니고 짐도 충분히 잘 들어가고 여행내내 만족스러웠다. 오래 쓴 것은 아니지만 바퀴와 손잡이도 튼튼하게 느껴지고, TSA잠금장치이기 때문에, 공항검색에서도 안전하다. 나는 골치아픈 일을 싫어해서 자물쇠가 TSA인 것을 최우선 조건으로하고 캐리어를 골랐다. 캐리어 연장은 되지 않지만, 내부에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개인적으로 민무늬보다 스트라이프가 예쁜거같다. 그리고 아무리 찌그러져있다한들 스크래치 좀만 나도 가슴 아픈건 어쩔 수 없나보다. 디자이너의 의도에서 벗어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스크래치나고 스티커가 덕지덕지붙어도 헤진 것 나름대로의 멋이 있을 것 같다.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다음 여행 다다음여행에도잘 견뎌줬음 좋겠다 :)